지난 6월 4일 화요일에는 2020학년도를 대비하는 6월 모의고사가 진행되었다. '6월 모의고사가 너의 진짜 점수다', '6평 이후가 승부처다' 등등 수험생들은 많은 괴담을 들을 것이고, 그로 인해 상당한 부담 역시 느끼고 있을 것이다. 물론 한 번 치러본 N수생들은 별 신경도 안쓰고 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지금쯤 모든 수험생들과 학부모님들은 남은 시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계획을 어떻게 세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주로 학생부종합을 준비하는 학생들 위주로 상담을 진행하니 학생부종합을 준비하는 학생 기준으로 방학까지의 계획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1) 7월초 기말고사까지는 잡생각 금지
- 6월 모의고사를 잘친 경우도 있겠지만 못친 경우가 아마 더 많을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N수생에 대한 고려 없이 지금껏 시험을 준비해왔고, 본격적으로 재수생들이 뛰어드는 6월 모의고사부터는 갑자기 떨어지는 등급에 상당히 혼란을 겪게 된다.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는데, 지금부터 멘탈을 얼마나 잘 유지할 수 있는지가 고3 수험생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결국 시험은 사람이 치는 것이고 멘탈을 얼마나 잘 유지하는가가 그 승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6월 모의고사 결과가 실망스럽다 할지라도 거기에 주눅들지 않고 시간배분을 잘 해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계획은 단순할 수록 좋은데, 학생부종합을 준비하는 학생의 경우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지금부터는 기말고사에 대비해야 한다. 3학년은 1학기만 성적에 합산이 되는데 그 비중이 40%대에 육박할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거의 8:2의 시간배분 정도로 내신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 내신을 대비하는 것이 수능 대비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들면 100%도 괜찮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기말고사가 끝날때까지는 '6월 모평 성적으로 어디를 갈 수 있을까?', '원서 어떻게 내야 하지' 등의 잡생각은 일절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어차피 원서는 모의고사, 내신, 생기부 등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정할 수 있는 것이니까. 오로지 기말고사만 대비하고 기말고사만 생각하자. 단, 이것이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와 역으로 기말을 망치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잘할 것.
2) 기말고사 후 - 방학 전
- 기말고사가 끝나면 수능 전 마지막 휴식시간이라는 생각에 학생들이 미친듯이 노는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방학 때 열심히 할건데 뭐'라는 자기 합리화와 함께 휴식(이라부르고 방탕하게 논다고 읽는다)을 취하는데, 이런 학생 치고 방학 때 열심히 하는 걸 본적이 없다. 학생부종합을 준비하는 경우에는 방학까지 남은 2주 정도를 나의 생기부를 가지고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 무슨 과에 지원할지를 구상야 한다. 어차피 공부는 잘 안될 시기이니, 나에 대해서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곰곰히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고민을 2주동안 제대로 한 학생들은 방학 때 상당히 편해진다. 계획이 완성되었으니 계획대로 자소서를 쓰고 원서 계획만 완성되면 나머지는 공부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므로 본인 스스로 나태해지지만 않는다면 성공적인 방학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방학에 들어서서야 나 스스로에 대한 고민과 자소서 구상을 시작할것이고, 이것을 공부와 병행하려고 하면 시간도 부족하고 순서가 뒤죽박죽되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게 별건가 싶은 사람은 혹시 주변에 학생부 종합을 준비해본 졸업생이 있다면 이야기를 한 번 꼭 들어보길 바란다.
3) 방학
- 방학에 들어서면 그 무엇보다 시간배분이 중요하다. 특히 자율성이 극대화 되는 시기이므로 스스로를 다잡고 집중할 수 있는 힘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히 힘든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방학 전 2주 동안 자소서 등 서류에 대한 방향성을 제대로 잡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이 어느 정도 끝났다면, 8:2 정도로 공부와 자소서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소서 쓰는 것은 하루 2시간 정도로 생각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소서가 제대로 써지지 않으면 이것을 질질 끌고 하루종일 컴퓨터만 잡고 앉아 있으며, 이것이 공부에도 영향을 미쳐 '자소서가 빨리 끝내야 하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이도저도 아닌 시간을 보내게 된다. 결국 좋은 자소서도 물건너가고 공부도 제대로 못하는 결과를 얻게 되면서 전반적인 준비가 망가져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이것만큼은 피해야 한다.
가끔 '저희 애는 이미 자소서를 완성해 놓아서 괜찮아요 호호호'하시는 분이 있는데, 3학년 내용이 들어가지 않은 자소서를 완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고, 제출할 때까지 다시는 뒤돌아 보지 않을 자신이 있을만큼 완성된거라면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수정이 들어가야 한다면 그 말씀은 틀린 것이다. 수정만 하면 되지 않나요? 라는 사람도 있는데, 글이라고 하는 것이 어느 한 부분, 한 단락을 수정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쓰니까 결국 1~4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자소서가 아니라, 각자 따로 노는 엉망인 자소서가 되는 것이다. 물론 내신이 압도적으로 좋다면 사실 이건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하나 더. 가끔 '저희는 모의고사가 너무 안나와서 학종에만 올인할 거예요'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수능 준비를 놓아서는 안된다. 진짜 때려죽여도 이 학교는 합격한다 싶은 학교를 내는 경우가 아니고서야(대부분 이런 학교는 또 내기 싫어한다) 학종은 학상 변수가 있으므로 '만에 하나'를 대비해서 수능 준비는 언제나 해놓아야 한다. 그리고 수능 최저가 있는 학교를 도전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학생부 종합을 준비한다면 방학때까지 이 정도만 따라서 할 수 있어도 상당히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 안에서도 어떤 정보를 얻고,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적어도 이 스텝을 따라 한다면 실패는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자, 그러니까 수험생 본인의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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