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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 - 대입수시

학생부 전형은 무조건 상향으로 내야 한다?

by 리키뿌뿌 2019. 6. 16.

제목을 질문으로 시작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NO 이다. 일단 이유는 뒤에서 설명하기로 하고. 수천건의 상담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여기서 나타나는 이견을 줄이는 것이었는데, 나와 피상담자의 생각이 달랐던 점은 바로 '수능'이라는 변수였다. 내가 앞으로 몇달 뒤 치러야 할 '수능'이라는 시험에서 어떠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것은 의견이 분분하나 통상적인 것만 얘기해 보겠다. 여기서 수능을 거의 포기하고 학생부 전형에 올인해야만 하는 학생의 경우는 제외할 것이다.

 

일단 내가 앞으로 치를 '수능'에서 어떠한 결과를 얻어낼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실 이것은 정말 미지수에 가까운 것이다. 모의고사는 엄청 잘치다가도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고,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학생도 많으니 예측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전혀 몰라요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고민은 해보아야 하는 것이 현실. 여기서 생각해 볼 부분은 3가지 정도로 좁혀볼 수 있다.

 

1) 3학년이 된 후 실시한 모든 모의고사 데이터 - 원서 쓰는 것을 고려하면 3월부터 6월까지 약 4차례의 모의고사로 볼 수 있겠다.

2) 학생의 개인적 성향 - 엄밀히 말하면 멘탈이 강한 학생인가 아닌가

3) 주변 환경 - 특히 부모님(정말 중요한 문제)

 

다년간 학생들을 지켜본 결과 이 3가지가 학생들의 수능 시험의 향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이 된다. 그리고 수능 성적을 잘 얻었던 학생들의 공통점은 이렇다.

 

1) 모의고사 성적이 완만하게라도 상승곡선을 그리는 학생(혹은 큰 오차없이 유지하고 있는 학생)

2) 멘탈이 강하여 어떠한 상황에도 자신을 믿고 흔들리지 않는 학생(고집과는 다르다)

3) 주변에서 큰 압박을 받지 않는 학생. 특히 부모님께서 대입에 관련해 거의 학생 의견을 존중하고 큰 개입을 하지 않는 경우.

   - 여기서 부모님들은 대부분 나는 크게 간섭안해요라고 하지만 3자가 보기에는 90%이상이 간섭하는 경우가 많았음.

 

여기서 하나 생각해야 하는 것은 저 3가지 조건 중 하나만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 3개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저 3가지 중 한 가지라도 조건이 충족하지 않는다면 수능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거의 대다수다. 거꾸로 얘기한다면 그만큼 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은 쉽지가 않으며 그로 인해 수능을 망치는 수험생이 많으며, 특히 고3은 더욱 심하다. 그래서 N수생들이 수능에서 강할 수 밖에 없다. 이 친구들은 목표가 현실적으로 수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 번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멘탈이 상당히 강해지며, 그 덕분에 3번은 전혀 신경을 안쓰는 상태가 된다. 그리고 어지간히 공부하면 성적은 상승 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으니 N수생들이 수능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농담처럼 고3 수험생이 '수능은 로또다'라고 말하는 것이 헛말은 아닐 것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수능에서 고3 수험생이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어렵다. 나는 이 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학생부 전형에서도 어느 정도 현실을 고려해서 지원하는 방향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너무 믿은 나머지 학생부 전형을 모조리 상향으로 지원하기를 원하셔서 항상 갭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항상 '학생부 전형은 정성평가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라는 막연한 기대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막연한 기대의 문제점은 앞의 글에서 설명했으니 생략하도록 하겠다.

 

위에서 '수능은 로또다'라는 표현이 있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학생부 전형을 똑같이 복권에 빗대어 표현해 본다면 '학생부 전형은 스포츠 토토다'라고 말하고 싶다. 스포츠 토토의 경우도 불확실성이 크기는 하지만, 상대팀의 전력을 분석할 수 있고, 상대전적을 비교할 수 있으며 현재 팀의 상태를 알아보고 예측할 수 있다. 쉽게 얘기해서 정보를 획득 가능하며 그 정보를 어느정도 분석한다면 적어도 일정 이상의 확률을 알고는 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 확률을 예상하여 배당이 결정되는 것이고, 결과가 상당히 눈에 보일 정도의 전력차이라면 배당이 상당히 낮아진다. 학생부 전형 역시 마찬가지다. 각종 자료를 통해 학교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확인가능하고, 전년도 합격자 분석과 졸업생의 결과를 통해 나와 비교할 수 있으며 나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결과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의외의 결과가 나타나듯 절대적으로 믿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의 합불 가능성을 판단해보고 타진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토토에서 6경기를 선택한다면 다 맞추기는 어려워도 한 개 정도 맞추는 것은 수월한 것을 생각해보면, 학생부 전형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도 있겠다.

 

대입을 복권에 비유해서 좀 그렇긴 했지만, 저것이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따라서 불확실성이 아주 큰 수능시험을 믿고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전형에서 우주상향을 쓰는 행위보다는, 가능성을 어느정도 예측해볼 수 있는 학생부 전형을 똘똘하게 지원하고 수능에도 열심히 하는 것이 학생의 멘탈 유지에는 훨씬 좋을 것이다. 대신 꿈을 버리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정말 지원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학교가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지원해야 한다. 모든 원서를 그렇게만 쓰지 말라는 것이 이야기의 요지이며, 정 안되면 면접의 유무를 활용하여 위험을 제거할 수 있으니, 강제적으로 재수를 하게 되는 일만큼은 함께 피해보자는 것이 하고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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