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27일 화요일.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퇴근 후 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길이었다. 자칫 버스를 놓칠 수도 있어서 경보와 뜀박질 사이 애매한 걸음으로 빠르게 버스 정류장으로 갔는데, 운동을 안해서인지 숨이 꽤 차올랐다. 평소에 운동을 좀 해놓을 걸.
다행히 제 시간에 버스를 탈 수 있었고, 자리에도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옥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갑자기 숨을 쉬는 것이 너무도 갑갑하고, 온 몸의 감각이 곤두서는 느낌. 그런 느낌이 너무 불안하여 안절부절 할 수 없는 그런 상태가 찾아왔다. 사실 이런 느낌은 몇 년 전부터 정말 어쩌다 한 번씩 찾아온 것인데, 그 때마다 5분 정도 지나면 사라졌기에 이번에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엔 아니었다.
5분이 지나도 10분이 지나도 지속되는 그 감각. 미쳐버릴 것 같은 불안감과 공포 때문에 버스에서 혼자 미친 사람처럼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안 그러면 정말 죽을 것 같았다. 그래도 계속되는 증상 때문에, 엄마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예전에도 누군가에 전화를 하고 정신을 다른데로 돌리면 좀 나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심지어 버스에서 내려도 숨이 막히는 증상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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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여 아내와 아이를 보면 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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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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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불현듯 찾아온 이 증상은 저녁을 지나, 밤이 되어서도 그대로였다. 너무나 갑갑해져 오는 호흡,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 작은 불편감 하나에도 미친듯이 괴로움이 찾아오는 시간이 새벽까지 지속되었다. 정말 이러다 죽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니,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참아야 한다,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텨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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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죽을 것 같은 고통에 몸부림 치다가, 새벽 늦게, 아니, 아침 일찍 지쳐서 잠이 들어버렸다.

* 이 글은,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는 분이 있다면 저처럼 극복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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