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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 - 취업 자소서

[취업] 당신이 알고 있는 자소서는 틀렸다 #3 - 숫자가 가지는 힘

by 리키뿌뿌 2021. 5. 15.

 

어느덧 3번째 글이다. 예전보다 더 바쁘지만, 강력한 동기가 있기에 또 열심히 글을 써보려 한다. 역시 인간은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동물이다.

 


"좋은 성과를 냈다구요? 그게 얼마나 좋은 성과인데요?"

 

우리는 자기소개서에 참 많은 것을 드러내려고 한다. 이 글을 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수많은 경쟁자 중 나를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잘하고, 어떠한 능력이 있는지를 나타내야 한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뽑히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능력을 뽑내기 위해 [내가 이루어냈던 성과]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신입사원이든 경력사원이든 말이다.

그러나

정말 안타까운 것은 본인의 성과를 제대로 드러내는 사람이 정말 드물다는 점이다. 그런 글을 읽게 되면 아래 사진과 같은 표정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도대체 얼마나 잘했다는거지??"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기 어렵다면 아래의 예시를 한 번 보자

[예시]


OO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온라인 마케팅 제반 업무를 맡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회사가 운영하고 있던 모든 SNS채널을 점검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부터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이렇게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었고
OO프로젝트의 매출이 목표 이상으로 달성되는 것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단 네 줄의 글이지만, 이 글을 보면 과연 이 사람이 얼마나 잘한 것인지 알 수 있을까? 아마 대충 온라인 마케팅을 잘하는 사람 같긴 하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의 프로젝트에 참여해보았고,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내는 사람인지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냥 '나 잘했어요'하는 말들만 써놓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위의 글을 이렇게 고친다면?

[예시]


OO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온라인 마케팅 제반 업무를 맡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5억 규모의 프로젝트였기에 이전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회사가 운영하고 있던 모든 SNS채널을 점검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부터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이렇게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면서, 직전 프로젝트 대비 고객유입 540%증가했으며 CTR은 300% 증가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OO프로젝트의 매출 목표를 190%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글을 조금 손보면서 숫자를 몇 개 집어 넣은 것 만으로 글의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글은 수필이나 일기 같은 느낌이었다면, 아래 글은 뭔가 전문성이 보이는 보고서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평가를 하는 사람에 따라 글 자체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예시를 들었던 것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신뢰성 때문이다. 그냥 '잘했다'라는 말만 쓸 때는 '무엇을 얼마나'라는 것이 부족하여 신뢰도가 떨어지지만, 숫자가 들어가게 되면 그것이 채워지게 되어 신뢰도가 확 올라가게 된다.

 

위의 단순한 예시에서도 숫자를 몇 개 넣음으로써 [어느정도 규모의 프로젝트를 운영해 보았는지], [성과 향상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인지] 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만약 숫자가 없다면 "잘하긴 한다는데 뭘 얼마나 잘하는지 모르겠네..."하는 의문이 계속 들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숫자가 만능은 아닙니다"

 

다만 조심해야 하는 것은, 자기소개서 역시 사람이 읽고 판단하는 글이라는 점이다. 지나치게 숫자로만 본인을 표현하려 하면 위에서 얘기했듯이 보고서 같은 느낌을 주고 만다. 그렇게 되면 자소서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그 사람의 분위기나 성향, 태도 등이 사라져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숫자는 꼭 필요할 때만 적절히 쓰도록 해야 한다. (그 글을 보는 사람도 평소에 보고서 많이 볼텐데 자소서까지 보고서 같으면 얼마나 보기 싫을까)

 

뭐든지 과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하지만 적절한 숫자의 활용은 당신의 능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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