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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 - 취업 자소서

[취업] 당신이 알고 있는 자소서는 틀렸다 #2 - 내용이 많아도 문제

by 리키뿌뿌 2021. 5. 10.

 

 

"하고 싶은 말은 다 썼는데 딱히 눈에 들어오지는 않아요. 어떡하죠?"

 

자기소개서 첨삭을 하면서 참 많은 유형의 문제를 만나지만, 그나마 좀 나은 케이스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니!(대단한걸!!) 대부분은 무슨 말을 써야할지 몰라서 문제인데, 그나마 내용이라도 채울 수 있으면 반은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로 이 주제를 정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가장 고쳐지기 힘든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형의 학생은 두 가지로 나뉜다. 워낙 다양하고 많은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했기 때문에 드러내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사람이 첫 번째. 그냥 말이 많은 유형이 두 번째다. 언뜻 두 번째가 더 문제인 것 같지만, 첫 번째도 생각보다 문제가 많다.

 

1) 많은 활동을 해서 쓸 말이 많은 경우

이 유형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어느 하나 포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A를 쓰고나니 B를 못써서 아쉽고, B를 드러내고 나니 C가 아쉬운 유형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문항에 너무 많은 사례와 예시를 때려박게 될 공산이 크다. 좋은 내용을 다 합쳐 놓으니 엉망이 되는 유형.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게 된다는 격언이 유효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유형이다. 이 유형의 가장 큰 문제는 '포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모든 소재가 아깝기 때문이다.

 

2) 그냥 할 말이 많은 경우

이 유형은 평상시에도 말이 많고, 글에서도 할 말이 많은 사람들이 주로 속한다. 별것 아닌 주제 하나로 글 1,000자를 뚝딱 써낼 수 있는 사람들(찔리네....). 일견 능력이 출중한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속 알맹이가 없다는 점이다. 설득력 있게, 논리적으로 글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말을 풀어내는 능력이 있는 것 뿐이기에, 잘 읽히게는 쓰지만 딱히 남는 것은 없다. 이들을 개인적으로는 '글자수 파괴자'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고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둘 모두에게 권하는 것은 바로 '비움의 미학'이다. 첫 번째 유형은 정말 핵심적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소재는 버릴 줄 알아야 하고, 두 번째 유형은 핵심을 드러내기 위해 주변의 뜬구름을 걷어내야 한다.

 

이렇게 버리는 것을 습관화 할 수 없으면, 두 유형은 정말 지도하는 사람을 곤란하고 힘들게 한다. 물론 스스로도 머리를 쥐어뜯고 싶을만큼 고통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고. 본인을 포함한 여러사람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면 이러한 습관은 미리미리 버리는 것이 좋다.

 

"정리하는 습관을 들입시다. 그것만 해도 90%는 된겁니다."

 

만약 버리는 것이 어렵다면? 그때는 다른 것 필요없이 '무엇을 쓸 것인가?'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하고 정리하는 행위가 필요하다. 자소서에서 주어지는 각 문항에서 원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한 단어, 내지는 두 단어 정도로 정리하고 그 핵심 단어를 충족시켜주는 나의 경험이 무엇인지를 연결시키는 것이다.

 

[예시]

  핵심 키워드 나의 경험
직무에 어울리는 이유? 적극성
리더십
- 과제 인터뷰를 위해 필요한 셀럽에게 10번 이상 컨택한 경험
- 축제기간에 먼저 쓰레기를 정리하는 행동을 보여주어 주변
  사람들이 함께 정리하도록 만들었던 경험
문항2    

 

그리고 해당 문항에서는 딱 그것만 써야 한다. 절대 다른 것을 덧붙이지 않아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결심했던 것은 말짱 도로묵이 되고 처음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분명히 글을 쓰다보면 다른 것을 더 연결해서 쓰고 싶다는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겠지만(이것도 능력이긴 하다) 참아야 한다. 그래야만 핵심이 눈에 들어오는 자소서를 쓸 수가 있다. 그래서 표를 그리고 정리를 하는 것이다. 다른 생각의 간섭을 막기 위해서.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 문제를 가지고 고민을 하고 있어서 놀랐다. 어쩌면 쓰기 어려워 할 것이라는 것이 편견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일이 있었기에, 이러한 주제로 글을 써보았다. 부디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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